벵거를 떠나보내며... - Arsena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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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를 떠나보내며...

아직도 그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살고 있었을때인데 이모집에서 살고 있었죠. 시차때문에 학교가던지 낮에 무슨일이 있으면 주중경기들은 라이브로 못봤던 시절중 하나였고 녹화해둬서 경기 보던 시절이었습니다.

97/98시즌입니다. 제가 본 이래 아스날의 첫 더블.

어렸을때는 united를 단 팀만이 우승하는줄 알았습니다. 사전뒤져가며 이게 연합이라는걸 깨달았을때 무식하게도 동맹맺어서 나오는 일종의 올스타팀인줄 알았었죠. 주위에 설명해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왜 우리는 한팀인데 쟤네는 연합이야? 이러면서요.

그러다 블랙번이 이걸 깨게 되면서 응??? 했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우승할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었죠.

그러다 우승을 하게 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무패우승때보다 이때가 더 기뻤던 것 같아요.

그래험 시절에 컵위너스컵은 우승했었지만 너무 어렸던때라 확 와닿진 않았거든요.


이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오베르마스가 넣었던 골입니다.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리그 마무리에 치닫는 시점에서 아담스의 롱킥, 베르캄프와 아넬카의 헤딩 경합이 오베르마스로 이어지며 들어간 이 한골로 인해 쥐었던 승리는 우리도 우승할 수 있을거야라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죠. 제가 아스날을 응원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01/02 더블, 위대했던 03/04 무패우승, 05/06 챔스결승까지의 험난했던 길, 여러가지가 있었죠.


전 아스날을 좋아하는 수많은 해외팬들중 특이하게도 수비축구를 아주 좋아합니다. 벵거의 두두다다는 잘나가서 환호했었지만 어렸을때부터 이상하게 수비진의 실수는 크게 눈뜨고 보질못했었죠. 그 수비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벵거를 비판하던 와중에도, 팀이 정말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아스날을 놓지 못했던 이유는 어린 시절의 뽕맛이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그 시절의 아스날은 뇌리속에 강력히 남아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벵거가 사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다른 무엇보다도 이때의 기억이 가장 강력하게 떠오르더군요.
제 어릴적 가장 컸던 우상인 아담스의 부활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아르센, 제가 아스날을 응원한 이래로 가장 오랜기간 감독이었고 중반기부터는 고난을 선사했던 감독이지만... 그때의 감동과 희열은 제가 벵거에게 항상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어린시절 소중한 부분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비록 최근 10년여간 동안은 벵거를 수없이 비판해온 사람이지만 22년간의 초장기집권 이후의 벵거가 빠진 아스날은 뭔가 허전할 것 같긴 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말했지만 이번주는 포스트 벵거시대를 기대하기보다는 지나버린 벵거시대를 추억하느라 한주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감사했단 말은 꼭 전하게 될 것 같네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벵거가 가는구나를 다시 되새기며 일어났는데 문득 어제 센치해져서 마시다 남은 알자스 출신 리즐링이 눈에 들어와 두잔째 마시고 있네요 ㅋㅋㅋ

Adios Arsene.
Merci Wenger.
  • 저는 정말 07-08까지는 벵거와 함께라면 뭘 해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하하.
  • 어제 저녁 늦게까지 수업을 듣다가 소식을 듣고 저도 괜히 멜랑꼴릭 해지더군요.
    10대 중반에 프랑스란 나라에 관심을 갖게만든 두 인물 중 하나,
    그리고 10대 후반에 현재 전공을 선택해, 그 나라에 취업까지 할 예정인 지금을 돌아보니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요.
  • 꼭 아스날에서 챔스 들고 그만두길 바랬는데...
    진짜 다른 감독이 스날 벤치에 앉아 있는 건 상상이 안 가네요..
  • 이제 몇경기 안남았군요.

    아르센 고생했어요.

  • 08/09부터 반벵거로 돌아섰는데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네요. 정말 욕많이 했지만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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