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UEL경기 역시 벵거다운 결말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항상 벵거의 퇴진을 바래왔지만 사실, 벵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단지 아스날의 한단계 도약을 위해 필수불가결했던 부분이었기에 벵거의 퇴진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물론, 아쉬움도 많습니다. DD의 사임 이후 벵거는 감독으로서 지나치게 많은 업무를 가져왔고 이는 경제적으로는 효율적이었으나 축구적인 번뜩임을 잃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조쉬 크론케가 구단의 운영에 개입한 이후로 다행히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강이 이어졌고 아이반 가지디스와 미슐린타트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이러한 감독 업무 외적인 부분에 대한 준비가 잘 되면서 벵거 퇴임에 대한 내용이 현실화가 되었다고 보입니다.
벵거 본인에게는 모욕적이었을지라도 사실, 이러한 준비를 구단에서 미리했고 그것을 벵거가 잘 받아들였더라면 더욱 명예로운 퇴임이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이미 지나간 일이죠.
벵거에게는 아직 완수해야할 과제가 있습니다. 벵거 본인은 후임이 부담되지 않도록 경제적으로 건강하고 좋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했지만 원론적으로 보자면 그것은 사실 벵거가 신경쓸 일이 아닙니다. 당연히 보드진이 준비해야할 일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벵거를 무너뜨린건 이러한 재정적 측면과 선수수급에서의 과도한 업무때문이기도 했는데 그 몫을 보드진으로 다시 돌리는게 당연한 일이고 당연히 그에 대한 준비는 구단 스스로가 진행하였으니 벵거는 이제 재정적 측면에서는 완전히 잊고 다른 과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벵거가 이 클럽에 도착했고 잉글랜드의 축구문화에 혁신을 일으키기 까지 조지 그래험의 유산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토니 아담스, 스티브 보울드, 나이젤 윈터번, 리 딕슨, 마틴 키언, 레이 팔러까지. 그들은 아스날 정신 그 자체였고 때문에 벵거가 원했던 혁명의 든든한 반석이 되어줬습니다.
사실, 아스날의 정신적인 면모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로빈 반 페르시의 이탈 이후로 완전히 무너졌었지만 아르테타와 메르테사커가 이를 어느정도 메꿔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정신적인 무장은 새 감독이 새로 다시 세우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것이 새 감독이 가져야할 가장 큰 임무라면
벵거가 남겨야할 유산은 미래입니다. 남은 경기 정말 얼마되지 않습니다만 벵거는 이제 새 유산이 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벵거다운 일이기도 하구요.
마브로파노스, 메이틀랜드 나일스 같은 유망한 자원들이 새 감독이 왔을때 준비가 되어 있을 수 있도록 남은 경기 동안 기회를 받아야 합니다.
넬슨 같은 애매한 자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알렉스 이워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들이 남은 경기 동안 자신을 다시금 증명할 수 있도록 벵거가 도움을 준다면 새로운 감독에게 그 이상의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이들이 벵거가 남긴 보석이 될 수 있도록 마무리 작업을 잘 해준다면 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작별을 벵거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소 아쉬운 결말이긴 하나 벵거의 퇴진은 어느 시점에서나 명예로울 것입니다. 22년동안이나 이 클럽에 기여한 점은 사라지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알렉스 이워비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코시엘니도 19년에나 돌아올텐데...
수비쪽은 참담하네요.......
마브로파노스가 기대가 됩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건 새로운 감독이 온다면, 외질과 쟈카로 등줄기를 짜되,
램지와 윌셔가 제한된 롤을 주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웃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쓰임은 많아 보이는데 영.. 잔재주 부리느라 자기가 해야될 역할은 망각하고 다니더라구요.
@britlove34 이워비가 중앙으로 서서 패스 선택지 계속 만들어주고 어그로 끌어주니...둘 다 엄청 잘하더군요. 램지, 윌셔는 번리전 이워비 모습을 좀 봐야죠. 2선으로 출장한 애가 3선에서 자카와 풀어주고 3선으로 출장한 애는 2선에서 계속 실수하는게...번리전 윌셔가 아닌 외질이었다 가정해보면...굉장한 그림이 그려지죠.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들이고, 지난 10년간 팔을 안으로 굽혀가면서 꾸역꾸역 지내왔으니
팔꿈치를 펼 때도 됐습니다 이제...제대로 된 진단을 좀 거쳐야죠 우리도..